HBM4 GB당 31~32달러 — 이 값을 받는 회사는 SK하이닉스가 아니다. 원가는 소수점까지 나오는데 파는 값은 형용사뿐이다
푸본리서치가 엔비디아 GPU에 들어가는 HBM4 비용을 GB당 31~32달러로 추산했다고 머니투데이가 6일 전했다. HBM3E의 17~18달러와 견주면 약 두 배다.
3줄 요약
- 푸본리서치가 엔비디아 GPU에 들어가는 HBM4 비용을 GB당 31~32달러로 추산했다고 머니투데이가 6일 전했다. HBM3E의 17~18달러와 견주면 약 두 배다.
- 다만 기사는 이 값의 성격을 분명히 적었다. GPU 제조원가에 잡히는 비용 추정치이지 메모리 회사와의 계약 가격이 아니라는 것이다. 같은 HBM4인데 엔비디아 아닌 곳은 GB당 35~36달러로 3~4달러 더 든다.
- 그래서 남는 질문이 있다. SK하이닉스는 얼마에 파나. 그 숫자는 이 기사 어디에도 없다. 회사 발언은 「물량 확대」와 「ASP에 긍정적 기여」뿐이고 수치가 하나도 없다.
무슨 일이 있었나
HBM 값이 올랐다는 기사를 보면 대개 두 가지가 섞여 있다. 사는 쪽이 치르는 원가와 파는 쪽이 받는 단가다. 둘은 다른 값인데 제목에서는 잘 구분되지 않는다.
8월 6일 머니투데이가 전한 푸본리서치 보고서가 그 구분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숫자부터 보자. 엔비디아 GPU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HBM4 비용이 GB당 31~32달러로 추산됐다. 전 세대인 HBM3E는 17~18달러였다. 약 두 배다.
여기까지만 보면 메모리 회사가 두 배를 더 받는다는 이야기로 읽힌다. 그런데 기사가 바로 다음에 못을 박았다. 이 값은 GPU 제조원가에 잡히는 비용 추정치이지 메모리 제조사와의 계약 가격이 아니라는 것이다.
즉 이 31~32달러는 엔비디아가 GPU 한 대를 만들 때 HBM 몫으로 계산에 넣는 비용이다. SK하이닉스나 삼성전자가 청구서에 적는 값이 아니다. 그 사이에 패키징과 검사, 수율 손실 같은 것이 끼어 있다.
재미있는 대목이 하나 더 있다. 같은 HBM4인데 사는 쪽에 따라 값이 갈린다. 엔비디아가 아닌 GPU 제조사와 커스텀 ASIC을 만드는 곳은 GB당 35~36달러다. 3~4달러가 더 든다.
왜 갈리는지는 기사에 없다. 물량이 많아 협상력이 센 것인지, 사양이 달라서인지 알 수 없다.
그 원가는 누가 떠안나. 기사는 그 답도 준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루빈은 대당 가격을 7만8000~8만달러 수준으로 잡았고, 그러면서도 매출총이익률은 75~80%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값을 올려 받으니 원가가 올라도 이익률이 지켜진다는 구조다. 그러면 그 인상분은 결국 GPU를 사는 쪽이 낸다. 기사는 주요 하이퍼스케일러의 내년 AI 투자가 1조달러, 우리 돈 약 1417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고 적었다.
다만 그 추산을 누가 했는지는 나오지 않는다. 「추산된다」까지다. 1417조원으로 환산할 때 쓴 환율도 적혀 있지 않다.
수요 쪽 전망도 붙어 있다. 모간스탠리는 내년 GPU와 ASIC에 실리는 HBM 수요가 비트그로스 기준으로 올해보다 60% 이상 늘 것으로 봤다. 다만 올해 절대 수요량이 얼마인지가 없어 60%가 몇인지는 알 수 없다.
국내 두 회사의 실적 전망도 나온다. 에프앤가이드 집계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657조5053억원, 2027년이 941조8033억원이다. 다만 이 값이 두 회사 합산인지 각사 평균인지 원문에 적혀 있지 않고, SK하이닉스 단독 몫도 없다.
이제 이 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빈자리로 간다. 파는 쪽 단가다.
김기태 SK하이닉스 HBM 세일즈&마케팅 담당은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에 HBM4 물량이 본격 확대되고 1c D램 출하도 늘면서 ASP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고 있어 실적 개선이 더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문장에 숫자가 몇 개 있나. 하나도 없다. 물량이 얼마나 느는지, ASP가 몇 % 오르는지, 1c D램을 얼마나 내보내는지 전부 없다.
삼성전자 쪽도 비슷하다. 김재준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이 내놓은 것은 비중 하나다. 하반기에 HBM 매출을 다 합쳤을 때 그중 HBM4 몫이 60%를 넉넉히 넘을 것이라고 했다. 비중은 나왔지만 금액도 단가도 없다.
정리하면 이 기사의 구조는 이렇다. 사는 쪽 원가는 GB당 소수점 단위까지 추산돼 나오는데, 파는 쪽 단가는 「긍정적 기여」 같은 형용사로만 나온다.
그래서 GB당 31~32달러를 하이닉스 판매가로 옮겨 적으면 틀린다. 그 값은 엔비디아의 원가 쪽 숫자이고, 하이닉스가 실제로 받는 값은 지금까지 공개된 적이 없다.
어느 쪽 숫자인지 갈라 보기
- 엔비디아용 HBM4
- 값
- GB당 31~32달러
- 성격
- GPU 제조원가(BOM) 추정 — 계약 가격이 아니다
- HBM3E (전 세대)
- 값
- GB당 17~18달러
- 성격
- 같은 기준
- 엔비디아 외 GPU·커스텀 ASIC
- 값
- GB당 35~36달러
- 성격
- 같은 기준 · 이유는 기사에 없다
- 엔비디아 루빈 대당
- 값
- 7만8000~8만달러
- 성격
- 전망치 · 계약가 아님
- 루빈 매출총이익률
- 값
- 75~80%
- 성격
- 유지 전망
- 하이퍼스케일러 내년 AI 투자
- 값
- 1조달러(약 1417조원) 초과
- 성격
- 추산 · 주체와 환율 기준은 없다
- 내년 HBM 수요
- 값
- 비트그로스 기준 60% 이상 증가
- 성격
- 모간스탠리 전망 · 기준 절대량은 없다
- 삼성·SK하이닉스 올해 영업이익
- 값
- 657조5053억원
- 성격
-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 · 합산인지 평균인지 없다
- 같은 항목 2027년
- 값
- 941조8033억원
- 성격
- 같은 출처
- SK하이닉스 HBM4 판매 단가
- 값
- 확인 안 됨
- 성격
- 회사 발언은 「ASP에 긍정적 기여」뿐
- SK하이닉스 HBM4 물량
- 값
- 확인 안 됨
- 성격
- 「본격 확대」라는 표현까지다
- 삼성전자 하반기 HBM4 매출 비중
- 값
- 전체 HBM 매출의 60% 초과
- 성격
- 금액·단가는 없다
| 구분 | 값 | 성격 |
|---|---|---|
| 엔비디아용 HBM4 | GB당 31~32달러 | GPU 제조원가(BOM) 추정 — 계약 가격이 아니다 |
| HBM3E (전 세대) | GB당 17~18달러 | 같은 기준 |
| 엔비디아 외 GPU·커스텀 ASIC | GB당 35~36달러 | 같은 기준 · 이유는 기사에 없다 |
| 엔비디아 루빈 대당 | 7만8000~8만달러 | 전망치 · 계약가 아님 |
| 루빈 매출총이익률 | 75~80% | 유지 전망 |
| 하이퍼스케일러 내년 AI 투자 | 1조달러(약 1417조원) 초과 | 추산 · 주체와 환율 기준은 없다 |
| 내년 HBM 수요 | 비트그로스 기준 60% 이상 증가 | 모간스탠리 전망 · 기준 절대량은 없다 |
| 삼성·SK하이닉스 올해 영업이익 | 657조5053억원 |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 · 합산인지 평균인지 없다 |
| 같은 항목 2027년 | 941조8033억원 | 같은 출처 |
| SK하이닉스 HBM4 판매 단가 | 확인 안 됨 | 회사 발언은 「ASP에 긍정적 기여」뿐 |
| SK하이닉스 HBM4 물량 | 확인 안 됨 | 「본격 확대」라는 표현까지다 |
| 삼성전자 하반기 HBM4 매출 비중 | 전체 HBM 매출의 60% 초과 | 금액·단가는 없다 |
같은 HBM4를 두고 나온 값들이다. 사는 쪽 원가와 파는 쪽 단가를 섞으면 안 된다.
나에게 걸리는 것
HBM 값 기사를 볼 때 먼저 물어야 할 것은 「이 값을 누가 누구에게 내나」다. 이번 31~32달러는 엔비디아가 GPU를 만들며 계산에 넣는 비용이고, 메모리 회사가 청구하는 값이 아니다. 기사가 그렇게 밝혀 놓았다.
그래서 이 숫자를 하이닉스 실적에 바로 대입할 수 없다. GB당 얼마에 몇 GB를 판다고 곱하면 틀린 값이 나온다.
그럼에도 읽을 것은 있다. 전 세대 대비 약 두 배라는 방향이다. 사는 쪽이 그만큼 더 큰 비용을 감수하고 있다는 뜻이고, 그 부담을 GPU 값 인상으로 넘길 만큼 수요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엔비디아 아닌 곳이 GB당 3~4달러를 더 낸다는 대목도 눈여겨볼 만하다. 같은 물건인데 사는 쪽에 따라 값이 다르다는 것이고, 그 차이가 어디서 오는지는 이 기사로는 알 수 없다.
회사 발언을 볼 때는 숫자가 있는지부터 세어 보는 편이 낫다. 이번 두 회사 발언에는 단가도 물량도 없다. 「긍정적 기여」와 「본격 확대」는 방향이지 크기가 아니다.
컨센서스 657조5053억원도 그대로 쓰기 어렵다. 두 회사 합산인지 각사 평균인지 원문에 없어서, 어느 회사에 얼마가 걸리는지 나눌 수가 없다.
확인된 것과 확인 안 된 것
확인된 것 — 푸본리서치 추산으로 엔비디아용 HBM4 비용이 GB당 31~32달러, HBM3E가 17~18달러라는 점.
확인된 것 — 이 값이 GPU 제조원가 추정치이고 메모리 제조사와의 계약 가격이 아니라고 기사가 밝힌 점.
확인된 것 — 엔비디아 외 GPU·커스텀 ASIC 제조사는 GB당 35~36달러라는 점.
확인된 것 — 루빈 대당 7만8000~8만달러와 매출총이익률 75~80% 전망.
확인된 것 — 모간스탠리의 내년 HBM 수요 60% 이상 증가 전망.
확인된 것 —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 657조5053억원(올해)과 941조8033억원(2027년).
확인된 것 — 두 회사 임원의 컨퍼런스콜 발언 내용.
확인 안 됨 — SK하이닉스가 실제로 받는 HBM4 계약 단가. 공개된 적이 없다.
확인 안 됨 — GB당 31~32달러가 어느 시점 기준인지, 어느 회사 제품 기준인지.
확인 안 됨 — 엔비디아 외 제조사가 3~4달러를 더 내는 이유.
확인 안 됨 — 컨센서스 657조5053억원이 합산인지 평균인지, SK하이닉스 단독 몫은 얼마인지.
확인 안 됨 — 하이퍼스케일러 1조달러 추산의 주체와 환산 환율.
확인 안 됨 — 푸본리서치 보고서의 발간일과 보고서명. 「최근 보고서」까지다.
교차 확인 못 함 — 이 보고서를 인용한 국내 매체가 이 한 곳뿐이라 숫자를 대조할 상대가 없다.
앞으로 볼 것
SK하이닉스나 삼성전자가 HBM4 단가나 물량을 숫자로 밝히는지. 지금은 형용사뿐이다.
푸본리서치 보고서를 다른 매체가 인용해 숫자가 대조되는지.
엔비디아 외 제조사가 GB당 더 내는 이유가 밝혀지는지.
루빈이 실제로 7만8000~8만달러에 나오는지, 이익률 75~80%가 지켜지는지.
모간스탠리가 말한 60% 증가의 기준 수요량이 공개되는지.
3분기 실적에서 HBM4 매출이 별도로 구분돼 나오는지.
이 기사가 본 자료
이 기사는 머니투데이의 보도 한 건을 근거로 삼았다. 8월 6일 오후 4시20분에 출고됐다.
⚠️ 국내에서 이 푸본리서치 보고서를 인용한 매체가 이 한 곳뿐이었다. 구글뉴스 검색어 네 개와 토스 피드 최근 40건을 확인했지만 대조할 다른 기사를 찾지 못했다. 숫자를 교차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푸본리서치 보고서 원문과 두 회사의 컨퍼런스콜 녹취는 직접 확인하지 못했다.
GPU 제조원가(BOM)와 계약 단가가 다르다는 설명은 기사에 적힌 구분을 옮긴 것이고, 그 사이에 패키징·검사 같은 공정이 있다는 부연은 이해를 돕기 위해 우리가 덧붙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