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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3조8261억 늘었다’는 어느 통계인가 — 5대 은행·금융당국·한국은행이 서로 다른 숫자를 내는 이유

7월 5대 은행 가계대출이 3조 8261억 원 늘었다는 숫자는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다섯 곳이 7월 30일 기준으로 센 값이다. 금융감독원에 낸 총량 목표는 정책성 대출을 뺀 기준이고, 한국은행 자금순환은 분기 단위 순자금운용을 잰다. 세 통계가 무엇을 어떻게 세는지, 어느 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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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요약

  • 지난달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78조 7869억 원이다. 한 달 전에는 774조 9608억 원이었으니 그 사이 3조 8261억 원이 붙었다고 부산일보와 한국경제TV가 8월 2일 전했다. 집계 대상은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다섯 곳, 기준일은 7월 30일이다.
  • 규제 쪽 장부는 같은 대출을 다르게 적는다. 두 기사에 따르면 다섯 곳이 올해 초 금융감독원에 낸 한 해 목표는 정책성 대출을 뺀 증가액으로 관리되는데, 그 목표를 1조 원 넘게 웃돌았고 두 곳은 목표의 197%와 168% 수준까지 갔다.
  • 한국은행 숫자는 단위가 또 다르다. 서울경제는 2026년 1분기 자금순환 잠정 통계를 인용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을 79조 2000억 원으로 집계했다고 전했다. 직전 분기는 67조 원이었으니 12조 2000억 원이 커진 셈이다. 뉴스1은 가계신용이 금융기관 자료로 만드는 통계여서 개인끼리 오간 돈은 애초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무슨 일이 있었나

가장 널리 인용된 값부터 본다. 부산일보와 한국경제TV는 8월 2일 같은 숫자를 실었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다섯 곳을 합친 가계대출은 7월 30일 기준으로 778조 7869억 원까지 쌓였다. 한 달 전 잔액이 774조 9608억 원이었으니 그 사이 3조 8261억 원이 붙은 셈이다. 주택담보대출만 떼면 617조 4287억 원인데, 6월 말에는 615조 1456억 원이었다. 늘어난 폭은 2조 2831억 원이다. 부산일보에 따르면 5월에는 1조 1437억 원이 늘었고, 6월 증가분은 1조 7576억 원이었다. 이번보다 큰 폭을 찾으려면 지난해 8월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때 값이 3조 7012억 원이었고, 부산일보는 11개월 만의 최대라고 적었다.

규제가 느슨해서 늘어난 것은 아니다. 부산일보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6억 원이던 주담대 한도를 3억 원으로 낮췄고, 다른 은행들도 문을 좁혔다. 그런데도 잔액은 불었다. 같은 기사는 서울을 중심으로 한 집값 오름세에 주택을 사려는 수요가 계속 들어온 결과로 풀이했다. 개인 신용대출도 방향이 같다. 잔액이 110조 484억 원까지 올라갔는데, 부산일보는 이 값을 3년 4개월 만의 최대로 적었다. 그보다 많았던 시점은 2023년 3월로, 그때 값이 111조 2019억 원이다. 한국경제TV는 6월 말 108조 6704억 원에서 한 달 새 1조 3780억 원이 붙은 값이라고 밝혔다.

움직임이 가장 두드러진 항목은 마이너스통장이다. 두 기사가 전한 잔액은 44조 4669억 원이다. 이보다 많았던 때를 찾으려면 2022년 8월로 가야 하고, 그때 값은 44조 7699억 원이었다. 한 달 사이 1조 1857억 원이 늘어 석 달째 1조 원대라고 부산일보는 적었다. 한국경제TV는 설정된 한도 가운데 실제로 끌어 쓴 비율, 곧 소진율이 지난달 30일 기준 46.1%라고 했다. 왜 늘었는지에 대해 부산일보는 지난주 증시에서 이틀 연속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걸린 채 코스피가 급락하자 싸게 사려는 자금이 몰린 영향이 컸다고 봤다. 묻어 두는 돈인 요구불예금은 반대로 빠졌다. MMDA까지 포함한 잔액은 669조 8635억 원인데, 6월 말과 견주면 52조 4293억 원 적다. 부산일보는 다섯 은행을 합쳐 계산한 통계가 남아 있는 2019년 1월 이래 가장 큰 감소 폭이라고 했다.

여기까지가 은행 다섯 곳이 스스로 센 숫자다. 규제 쪽 장부는 같은 대출을 다르게 적는다. 부산일보와 한국경제TV는 다섯 곳의 증가액을 말할 때 괄호를 열어 정책성 대출을 뺐다고 밝혔다. 그 기준으로 잰 증가액은 올해 초 금융감독원에 낸 한 해 목표를 1조 원 넘게 웃돌았다. 다섯 곳 가운데 두 곳은 자기 목표의 197%와 168%에 이르는 수준까지 갔다. 목표에서 빠지는 항목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부산일보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잔금대출 일부를 총량 관리에서 덜어내는 방안을 유력하게 살피고 있다. 가르는 선은 6·27 부동산 대책이고, 그보다 앞서 입주자 모집 공고가 나온 단지가 대상이다. 같은 돈이 은행 장부에는 남고 규제 장부에서는 사라지는 구간이 생긴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이 내는 숫자는 또 다른 자다. 서울경제가 7월 7일 전한 2026년 1분기 자금순환 잠정 통계를 보자. 가계 부문, 그러니까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은 1분기에 79조 2000억 원이었다. 직전 분기 값은 67조 원이고, 커진 폭이 12조 2000억 원이다. 순자금운용은 그 주체가 새로 사들인 금융자산에서 새로 진 금융부채를 덜어낸 나머지라고 같은 기사는 설명했다. 빚만 따로 떼어 세는 값이 아니라 굴린 돈과 빌린 돈의 차액이라는 뜻이다. 같은 통계에서 가계 부문의 금융부채 잔액은 1분기 말 기준 2466조 8000억 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26조 원 많다. 금융자산 쪽은 6417조 1000억 원이었다.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의 배율도 2.60배로 올라갔다. 직전 분기에는 2.54배였다.

그리고 세 장부 어디에도 들어가지 않는 돈이 있다. 뉴스1은 7월 28일 기사에서 주택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매매대금 일부를 직접 빌려주는 거래를 다뤘다. 매수인이 계약금을 치르면 매도인이 소유권을 넘기면서 그 집에 근저당권을 걸고, 차용증에 적힌 대로 원리금을 돌려받는 방식이다. 법으로 막힌 거래는 아니다. 문제는 통계다. 같은 기사는 한국은행을 비롯한 금융당국과 관계부처를 취재한 결과 이런 거래의 건수와 금액, 잔액을 따로 세는 곳이 없었고 새로 만들 계획도 없다고 전했다. 한국은행 가계신용은 금융기관의 대차대조표와 조사표를 모아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을 더하는 통계라, 금융기관을 끼지 않은 가계끼리의 대출은 편제 대상 밖이다.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도 잡히지 않는다. 뉴스1이 인용한 한국은행 관계자는 사인 간 거래여서 관련 통계를 개발하거나 공표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고,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금융위가 금융회사를 통해 거래를 파악하는 곳이라며 관련 통계가 없다고 밝혔다.

시간순으로

  • 2019년 1월 — 다섯 은행을 합친 요구불예금 통계가 남아 있는 출발점. 이번 감소 폭이 그 뒤로 가장 크다(부산일보·한국경제TV).
  • 2022년 8월 —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44조 7699억 원이었다. 이번 44조 4669억 원의 직전 최고 기록이다.
  • 2023년 3월 — 개인 신용대출 잔액이 111조 2019억 원. 이번 110조 484억 원을 3년 4개월 만의 최대로 부르는 근거다.
  • 지난해 8월 — 주택담보대출이 한 달 새 3조 7012억 원 불었다. 이번 2조 2831억 원을 11개월 만의 최대로 부르는 근거다.
  • 2026년 1분기 — 한국은행 자금순환 잠정 통계의 대상 분기. 가계 부문 순자금운용 79조 2000억 원, 기업 쪽은 20조 8000억 원.
  • 6·27 부동산 대책 — 금융위원회가 살피고 있다는 잔금대출 예외의 기준선. 이 대책보다 앞서 입주자 모집 공고가 나온 단지를 가른다(부산일보).
  • 2026년 6월 말 — 가계대출 774조 9608억 원, 주담대 615조 1456억 원, 개인 신용대출 108조 6704억 원.
  • 2026년 7월 7일 — 서울경제가 한국은행 1분기 자금순환 잠정 통계를 보도.
  • 2026년 7월 28일 — 뉴스1이 매도인 근저당 거래를 세는 기관이 없다고 보도.
  • 2026년 7월 30일 — 이번 5대 은행 집계의 기준일.
  • 2026년 8월 2일 — 부산일보와 한국경제TV가 7월 가계대출 집계를 보도.

장부 하나 — 은행 다섯 곳이 센 숫자

  • 가계대출 잔액
    6월 말
    774조 9608억 원
    7월 30일
    778조 7869억 원
    한 달 증감
    3조 8261억 원 증가
  • 주택담보대출
    6월 말
    615조 1456억 원
    7월 30일
    617조 4287억 원
    한 달 증감
    2조 2831억 원 증가
  • 개인 신용대출
    6월 말
    108조 6704억 원
    7월 30일
    110조 484억 원
    한 달 증감
    1조 3780억 원 증가
  • 마이너스통장
    6월 말
    보도 안 됨
    7월 30일
    44조 4669억 원
    한 달 증감
    1조 1857억 원 증가
  • 요구불예금(MMDA 포함)
    6월 말
    보도 안 됨
    7월 30일
    669조 8635억 원
    한 달 증감
    52조 4293억 원 감소

이 표의 값은 모두 부산일보와 한국경제TV가 8월 2일 전한 것이다. 두 기사가 밝힌 집계 범위는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다섯 곳이고, 기준일은 7월 30일이다. 그 밖의 은행이나 2금융권까지 더한 값을 실은 기사는 배정한 네 건 어디에도 없다.

표에 담기지 않은 값도 몇 개 있다. 주담대는 5월에 1조 1437억 원, 6월에 1조 7576억 원이 늘었고, 이번 폭보다 컸던 것은 지난해 8월의 3조 7012억 원이다. 마이너스통장 잔액의 직전 최고는 2022년 8월의 44조 7699억 원, 개인 신용대출의 직전 최고는 2023년 3월의 111조 2019억 원이다. 한국경제TV는 마이너스통장 소진율을 46.1%로 적었는데, 견줄 이전 값은 같은 기사에 없다.

규제 쪽 셈법은 이 표와 다르다. 두 기사는 다섯 곳의 증가액에서 정책성 대출을 뺀 값으로 목표를 관리한다고 밝혔다. 그 값이 올해 초 금융감독원에 낸 한 해 목표를 1조 원 넘게 웃돌았고, 두 곳은 자기 목표의 197%와 168%에 이르렀다. 어느 은행 두 곳인지는 두 기사 모두 밝히지 않았다.

장부 둘 — 한국은행이 재는 것

  • 가계·비영리단체 순자금운용
    2026년 1분기
    79조 2000억 원
    전분기 대비
    12조 2000억 원 확대 (직전 67조 원)
  • 비금융법인기업 순자금운용
    2026년 1분기
    20조 8000억 원
    전분기 대비
    직전 1000억 원 — 2009년 편제 이래 최대
  • 가계·비영리단체 금융부채 잔액(1분기 말)
    2026년 1분기
    2466조 8000억 원
    전분기 대비
    26조 원 증가
  • 가계·비영리단체 금융자산 잔액(1분기 말)
    2026년 1분기
    6417조 1000억 원
    전분기 대비
    증감은 보도 안 됨
  •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배율
    2026년 1분기
    2.60배
    전분기 대비
    직전 2.54배

이 표는 서울경제가 7월 7일 전한 한국은행 자금순환 잠정 통계다. 앞 표와 나란히 놓으면 어긋난 자리가 드러난다. 3조 8261억 원은 은행 다섯 곳이 한 달 동안 늘린 잔액이고, 12조 2000억 원은 가계 부문 전체의 분기 순자금운용이 직전 분기보다 커진 폭이다. 앞의 값은 빌린 돈만 세고, 뒤의 값은 굴린 돈에서 빌린 돈을 뺀 나머지를 센다. 기간도 한 달과 한 분기로 다르다. 배정한 네 기사 가운데 이 두 값을 한자리에서 견준 곳은 없다.

같은 통계에서 기업 쪽은 방향이 반대였다. 서울경제에 따르면 비금융법인기업의 1분기 순자금운용은 20조 8000억 원이고, 직전 분기 값은 1000억 원이었다. 2009년 통계 편제 이후 가장 큰 규모라고 같은 기사는 적었다. 배경으로는 상장기업의 실적을 들었다. 지난해 4분기에 31조 원이던 당기순이익이 올 1분기 들어 111조 4000억 원으로 불었다는 것이다. 가계 쪽에서 새로 굴린 돈을 보면 61조 4000억 원이 지분증권과 투자펀드로, 29조 4000억 원이 금융기관 예치금으로 갔다.

서울경제 기사에는 가계대출이나 가계신용이라는 말이 쓰이지 않았다. 자금순환에서 쓰는 말은 금융부채와 순자금운용이다. 이름이 다르면 세는 대상도 다르다.

장부 셋 — 어느 칸에도 없는 돈

뉴스1이 7월 28일 다룬 거래에는 채울 칸이 아예 없다. 주택을 파는 쪽이 사는 쪽에 매매대금 일부를 직접 빌려주고, 그 집에 근저당권을 걸어 원리금을 돌려받는 방식이다. 같은 기사는 한국은행을 비롯한 금융당국과 관계부처를 취재한 결과 이런 거래의 건수와 금액, 잔액을 따로 세는 곳이 없었다고 전했다. 통계를 새로 만들거나 기존 통계에 항목을 붙일 계획도 확인되지 않았다.

왜 못 세는지도 기관별로 갈린다. 한국은행 가계신용은 금융기관의 대차대조표와 조사표를 모아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을 더하는 통계라, 금융기관을 끼지 않은 가계끼리의 대출은 편제 대상 밖이다. 뉴스1이 인용한 한국은행 관계자는 사인 간 거래여서 통계를 개발하거나 공표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금융위가 금융회사를 통해 거래를 파악하는 곳이라며 관련 통계가 없다고 했다.

다른 자료도 사정이 비슷하다. 국가데이터처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는 개인이나 직장에서 빌린 돈이 금융부채 가운데 기타부채로 묶여 들어가지만, 매도인 근저당만 골라낼 항목이 없다. 약 2만가구를 상대로 한 해 한 번 돌리는 표본조사여서 잔액과 금리, 만기, 연체 여부를 빠르게 보기도 어렵다는 설명이 붙었다. 국토교통부 주택취득자금 조달 및 입주계획서에는 그 밖의 차입금 항목과 돈을 준 사람과의 관계를 적게 돼 있지만, 매도인 대출로 따로 분류되지 않고 거래가 끝난 뒤의 잔액이나 연체는 따라가지 못한다. 국세청은 이 자료를 편법 증여와 탈세를 가리는 데 쓸 뿐 채무가 어떻게 변하는지 계속 관리하지는 않는다. 법원 등기자료로는 근저당권 설정 건수와 평균 채권최고액까지 볼 수 있으나, 개인이 근저당권자인 경우도 사업자금이나 가족 사이 대여 등 이유가 여러 갈래라 이 거래만 가려내기 어렵고 채권최고액이 실제 원금이나 남은 잔액과 같지도 않다.

나에게 걸리는 것

뉴스에서 본 증가액이 내 상황과 이어지는지는 그 숫자가 어느 장부의 값인지에 달려 있다. 3조 8261억 원은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에서 나간 대출만 더한 값이다. 이 다섯 곳 밖에서 빌렸다면 그 대출은 이 숫자에 없다. 나머지 은행과 2금융권이 지난달 얼마나 늘었는지를 담은 값은 네 기사 어디에도 없다. 기준일도 7월 30일이다. 그 뒤에 실행된 대출은 다음 달 집계로 넘어간다.

한도는 이미 움직이고 있다. 부산일보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6억 원이던 주담대 한도를 3억 원으로 줄였고 다른 은행들도 문을 좁혔다. 뉴스1이 정리한 규제지역 한도는 집값이 15억 원 이하면 최대 6억 원, 15억 원을 넘고 25억 원 이하면 최대 4억 원, 25억 원을 넘으면 2억 원이다. 집값과 은행에서 마련할 수 있는 돈 사이의 간격이 벌어지는 구간에서 부족분을 매도인에게 빌리려는 유인이 생긴다는 것이 같은 기사의 설명이다. 그렇게 진 빚은 은행 장부에도, 규제 총량에도, 한국은행 가계신용에도 남지 않는다. 근저당권은 등기부에 남고, 갚아야 할 사람은 그대로다.

청구서가 바뀔 수 있는 대목도 있다. 부산일보는 금융위원회가 잔금대출 일부를 총량 관리 대상에서 덜어내는 방안을 유력하게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가르는 기준은 6·27 부동산 대책 시점이다. 확정됐다고 적은 기사는 없다. 다만 어느 단지가 그 선 안쪽에 놓이느냐에 따라 은행이 내줄 수 있는 여력이 달라진다.

무엇이 확인됐고 무엇이 안 됐나

확인된 것부터 적는다. 다섯 은행의 7월 30일 기준 가계대출·주택담보대출·개인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요구불예금 잔액과 각각의 한 달 증감, 금융감독원 목표를 1조 원 넘게 넘어섰다는 사실과 두 곳의 197%·168%, 금융위원회의 잔금대출 검토, 한국은행 1분기 자금순환의 순자금운용과 금융부채·금융자산 잔액, 가계신용의 편제 방식, 매도인 근저당을 세는 기관이 없다는 사실은 모두 네 기사 본문에 있다.

확인되지 않은 것이 더 중요하다. 세 장부를 한자리에 놓고 어느 쪽이 진짜 가계빚인지 판정한 기사는 없다. 각 기사는 자기 통계의 범위만 밝혔다. 나머지 금융권까지 합친 지난달 가계대출 총액도, 한국은행 가계신용의 최신 분기 값도 배정된 네 기사에는 없다. 목표치를 크게 넘긴 두 곳이 어느 은행인지도 두 기사 모두 밝히지 않았다. 금융위원회의 잔금대출 방안은 검토 단계로 전해진 것이고 시행 여부와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인과도 확정된 것이 아니다. 마이너스통장이 늘어난 이유를 부산일보는 코스피 급락 뒤 싸게 사려는 자금으로 봤지만, 늘어난 1조 1857억 원 가운데 얼마가 실제로 증시로 갔는지를 잰 값은 어디에도 없다. 요구불예금에서 빠진 52조 4293억 원의 행선지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사는 상당 부분이 증시와 부동산으로 흘러간 것으로 보인다고만 적었다. 매도인 근저당 역시 매물 광고에 조건이 붙은 사례가 나타났다는 관측까지이고, 실제 계약이 얼마나 이뤄졌는지는 뉴스1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썼다.

통계가 비어 있으면 무엇이 흐려지는지에 대해 뉴스1은 두 갈래를 들었다. 기준금리를 올리고 금융권 대출을 억눌러도 자금 수요가 개인 간 대출로 옮겨가면 긴축이 예상보다 덜 먹힐 수 있다는 것이 하나다. 금융권 대출과 사적 채무를 함께 진 사람의 상환 부담이 실제보다 낮게 평가돼 부실 위험이 쌓인 뒤에야 드러날 수 있다는 것이 다른 하나다. 같은 기사에서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근저당도 또 다른 금융대출 형식이자 일종의 사금융이라며, 공식 금융시장에서 대출이 막혀 금융경색이 빚어지면 사금융으로 밀려나 이자 부담과 사회적 비용이 커진다고 진단하고 확산 여부를 확인할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스1이 인용한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필요하다면 당국이 다각도로 논의하고 검토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어느 쪽도 실행이 정해진 단계는 아니다. 덧붙이면 이 기사의 모든 수치는 네 매체가 보도한 값이며, 은행 원자료나 금융감독원·금융위원회·한국은행 발표문과 직접 대조한 상태는 아니다.

앞으로 확인할 것

  •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내는 지난달 가계대출 동향. 은행권 밖까지 합친 값이 나와야 이번 증가 폭이 전체에서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 한국은행 가계신용의 다음 분기 통계. 자금순환과 달리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을 더해 잰 값이 나온다.
  • 금융위원회의 잔금대출 예외가 실제로 정해지는지. 지금은 유력하게 검토 중이라고 전해진 단계다.
  • 다섯 은행의 이달 집계. 지난달 기준일이 30일이었던 만큼 그 뒤 실행분이 어느 달로 잡히는지도 함께 볼 대목이다.
  • 매도인 근저당 거래를 확인할 장치가 만들어지는지. 뉴스1 보도 시점 기준으로는 통계를 새로 만들 계획이 없다는 것이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의 답이었다.
  • 마이너스통장 소진율의 다음 값. 46.1%는 한 시점의 값이라 추세는 아직 알 수 없다.

이 기사가 본 자료

네 건의 보도를 근거로 삼았다. 부산일보(박동해 기자, 8월 2일 입력 17시 50분), 한국경제TV(이휘경 기자, 8월 2일 입력 7시 52분·수정 10시 1분), 뉴스1(세종 이강 기자, 7월 28일 입력 오전 6시 45분·수정 오전 8시 28분), 서울경제(김혜란 기자, 7월 7일 입력 12시·수정 23시 35분)다.

네 기사의 취재 시점이 서로 다르다. 은행 집계는 8월 2일자, 매도인 근저당은 7월 28일자, 자금순환은 7월 7일자다. 같은 날짜의 값을 포갠 것이 아니라, 각 통계가 무엇을 어떻게 세는지를 붙여 본 것이다. 뉴스1 기사에는 다섯 은행의 지난달 수치가 없고, 부산일보와 한국경제TV에는 개인 간 채무나 가계신용 편제에 관한 서술이 없다.